자동차 리스는 낮은 초기 비용과 일반 번호판 사용 등 다양한 장점으로 많은 운전자들을 유혹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을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는, 계약서 속 아주 작은 글씨에 숨겨진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연간 약정 주행거리' 조항입니다.
만약 당신의 출퇴근 거리가 길거나, 주말마다 여행을 즐기는 등 연간 주행거리가 평균 이상이라면, 자동차 리스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왜 주행거리가 많은 사람에게 리스가 최악의 선택인지, 약정거리와 그 뒤에 숨은 '위약금 폭탄'의 무서운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1. 왜 리스에만 '약정거리'가 중요할까? (잔존가치와의 관계)
이해를 돕기 위해 리스의 본질부터 알아야 합니다. 리스사는 고객의 월 납입금을 산정할 때, 계약이 끝나는 3~5년 뒤의 '중고차 가격(잔존가치)'을 미리 예측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차량 가격에서 미래의 잔존가치를 뺀 나머지 금액을 가지고 리스료를 계산합니다.
그런데 중고차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일까요? 바로 '주행거리'입니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차는 더 비싼 값에 팔립니다. 즉, 리스사가 예측한 잔존가치는 '고객이 연간 약정한 거리만큼만 탔을 때'를 기준으로 책정된 가격입니다.
만약 고객이 약속한 거리보다 더 많이 탔다면, 차량의 중고차 가치는 예상보다 더 떨어지게 됩니다. 리스사는 이 손실을 고객에게 보상받아야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초과 운행 위약금'의 정체입니다.
2. 1km당 100~300원, '위약금 폭탄'의 실체
자동차 리스의 약정거리는 보통 연간 2만 km로 설정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 거리를 초과하면, 계약서에 명시된 위약금이 킬로미터(km)당 부과됩니다.
초과 운행 위약금: 1km당 국산차 100~200원, 수입차 200~400원 수준
이 금액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계산을 해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현실적인 위약금 폭탄 예시]
약정거리: 연 20,000km (3년 총 60,000km)
실제 주행거리: 연 30,000km (3년 총 90,000km)
초과된 거리: 총 30,000km
km당 위약금: 200원 (가정)
최종 위약금 폭탄: 30,000km X 200원/km = 6,000,000원
월 리스료를 아끼기 위해 리스를 선택했는데,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600만 원이라는 거액의 위약금을 한꺼번에 토해내야 하는 끔찍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는 계약 만기 시 차량을 반납할 때 정산하여 청구됩니다.
3. "그럼 약정거리를 높이면 되지 않을까?"
물론 계약 시 연간 약정거리를 3만 km, 4만 km 혹은 그 이상으로 높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함정입니다.
앞서 설명했듯, 약정거리를 높게 설정한다는 것은 만기 시 차량의 잔존가치가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리스사는 이 낮아진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고객의 '월 리스료'를 대폭 인상합니다. 결국 '조삼모사'인 셈입니다. 저렴한 월 납입료를 선택하고 위약금 폭탄의 리스크를 안고 가느냐, 아니면 처음부터 훨씬 비싼 월 납입료를 내고 마음 편히 타느냐의 선택일 뿐입니다.
4. 주행거리가 많다면, 명확한 대안은 '장기렌트'
그렇다면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명확합니다. '장기렌터카'를 선택해야 합니다.
장기렌트는 리스와 달리 주행거리 약정이 훨씬 유연합니다. 연 3만~4만 km는 기본이고, 약간의 비용만 추가하면 아예 '주행거리 무제한' 플랜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설령 약정거리가 있는 플랜을 선택하더라도, 초과 시 위약금이 리스보다 훨씬 저렴(보통 km당 100원 미만)합니다.
주행거리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마음껏 운행하고 싶다면, 리스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습니다.
결론: 리스는 '짧게 타는 사람'을 위한 상품이다
자동차 리스는 본질적으로 연간 주행거리가 2만 km 미만으로 매우 적고, 운행 패턴이 일정한 사람에게 최적화된 금융 상품입니다.
만약 당신이 리스를 고려하고 있다면,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지난 1년간 내가 얼마나 운전했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보세요. 예측 불가능한 출장이 잦거나, 여행을 좋아하거나, 앞으로 이사나 이직 등 변수가 있다면 리스는 당신을 위한 상품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행거리의 자유가 없는 운전은 더 이상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일 뿐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리스 약정거리'에 대해 가장 자주 묻는 질문 5가지 (FAQ)
Q1: 리스 약정거리는 연 단위로 계산하나요, 아니면 총량으로 계산하나요? A1: 보통 '총량'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3년 계약에 연 2만 km 약정이라면, 총 약정거리는 6만 km가 됩니다. 첫해에 3만 km를 탔더라도, 남은 2년간 3만 km 미만으로 운행하여 총량을 맞추면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Q2: 초과 운행 위약금은 언제, 어떻게 내나요? A2: 계약이 만료되어 차량을 리스사에 반납하는 시점에 총주행거리를 정산하여 별도의 고지서로 청구됩니다. 계약 만료 시 예상치 못한 목돈이 필요할 수 있으니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Q3: 계약 만기 후 차량을 인수할 경우에도 위약금을 내야 하나요? A3: 아니요, 내지 않습니다. 초과 운행 위약금은 '반납 시' 차량의 가치 하락분을 보상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고객이 잔존가치를 지불하고 차량을 완전히 인수할 경우에는 위약금이 면제됩니다. 주행거리를 많이 초과했다면 반납보다 인수가 더 유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Q4: 수입차(외제차)는 국산차보다 초과 운행 위약금이 더 비싼가요? A4: 네, 훨씬 비쌉니다. 차량 가격 자체가 비싸고 주행거리 증가에 따른 가치 하락 폭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국산차가 보통 km당 100~200원 수준이라면, 수입차는 km당 300~500원 또는 그 이상의 높은 위약금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Q5: 리스 계약 중간에 약정거리를 변경할 수 있나요? A5: 아니요, 불가능합니다. 리스 계약은 최초 설정된 약정거리와 잔존가치를 기반으로 월 납입금이 모두 설계된 금융 계약이므로, 중간에 약정거리를 변경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최초 계약 시 본인의 주행 패턴을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